이전까지 준비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다. 이제는 정말 다녀온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엄마와의 국외 여행은 코로나 이전 2018년 여름 크로아티아가 처음이었다. 크로아티아를 떠날 때쯤 나는 정신적으로 좋지 못한 시기였는데, 그래서인지 크로아티아 어느 레스토랑에서 남자친구와 헤어져서 엄마 앞에서 먹물 파스타를 먹으며 뿌앙하고 울어버린 웃픈 추억도 가지게 되었다. 먹물 파스타 면 위로 점점이 퍼져나가던 나의 눈물방울들. 그것도 잘 비벼서 완뚝하고 나왔으니 나는 참 이상한 사람이다. 무튼 감정 표현에 서툴고 표현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유교 장남 모드인 나는 왜인지 여행지에서 엄마 앞에서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일이 잦았다.
코로나 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이 지나고 변해온 시간동안 나는 많이 단단해졌을까 궁금한 마음도 있었다. 자꾸만 무너지고 있다는 앙코르와트를 왜 엄마랑 가고 싶었을까, 많은 것들이 변하고 무너져도 가장 마지막까지 내 손을 꽉 붙들을 사람. 붙들어 주었으면 좋겠는 사람 그게 엄마이기 때문인 것. 그 때문일 것이다.
차설, 이 모든 생각들 보다는 현실에 치여 여행 12시간 전부터 짐을 싸기 시작했고, 우리는 캐리어를 끌고 총총총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날아가 던킨 도너츠를 하나씩 물고 베트남 항공에 올랐다. 여행이 시작되었다.
베트남 항공 타고 인천 - 하노이
1. 비행기를 타자
좌석은 일단 티웨이나 제주항공보다 훨씬 넓었다. 담요와 작은 베개도 준다. 세탁을 했다는 증거인지 비닐봉지에 담겨 놓여져있다. 앞에 달려있는 모니터로 볼 수 있는 한국 영화도 꽤 있었다.
엄마랑 나는 돌아올 때는 한숨 때리고 밥먹고 <공조2>를 보니 인천이었다. 현빈과 함께하는 여행...
그리고 출발 할 때 화장실을 갈 것 같아서 3-3-3 좌석 중 창가 쪽 빼고 복도쪽 2자리를 예약했는데, 우리 창가는 아무도 앉지 않았다. 이것은 정말 행운! 그래서 더 넓고 편하게 출발한 것 같다. (온라인 체크인 꼭 하자!)
원래는 온라인 체크인 할 수 있으면 하고 아님 공항에서 그냥 하고 주의인 P이지만, 엄마랑 함께하는 여행이라 온라인 체크인을 꼬박꼬박해서 공항에서 거의 대기하지 않고 수속도 하고 좋았다. 이제 온라인 체크인 신봉자 되어야할 듯
기내식은 올 때와 갈 때 거의 비슷했는데, 처음에는 와사비땅콩같은 걸 준다. 마음의 준비같은 건가.
인천에서 하노이를 향할 때에는 씨푸드 / 치킨 중에서 선택하게 되었다.
우리는 비린 음식을 먹지못하는 사람들이기에 치킨을 2개 할까 하다 동일한 메뉴를 2인이 시키는 것은 불경하므로 각각 메뉴를 시켰다. 그런데 씨푸드가 낙지볶음이었다고요? 미지근한고추장맛.. 엄마가 생각보다 잘 먹어서 다행이었다.
하노이에서 시엠립, 시엠립에서 하노이로 향하는 1시간 50분 비행에서는 모두
반미랑 비슷하게 생긴 차디찬 반미가 나왔다. 그래도 두시간 정도 비행에 뭔가를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좋았다. 먹으면 시간이 잘가니께
뭐니뭐니해도 4번의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것은 역시 '커피'였다. G7일까..?
2. 하노이 공항에서 경유하는 법
비행기에서 내리면 모두가 우루루 가는 방향 입국심사 / 트랜스퍼 단어만 따라가다가
사람들은 다 입국심사에 줄을 서지만 거기에 따라가지말고 요런 간판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데 여권과 비행기표만 보고 다시 슝 들어간다. 아마 동일한 비행기라면 승무원이 두리번두리번 동공지진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알아보고는 다 손을 흔들어줄 것이다.
소지품 검사에는 신발도 벗는다. 슬리퍼 신었어도 벗는다. 바지를 벗고 있는 사람들도 보았다. 아주 꼼꼼해..
우리는 세시간을 경유하는 일정으로 티켓팅을 했는데 정말 할게 없다. 테이블이 세자리 밖에 없는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엄마 유심도 갈아주고 수다도 떨었는데도 시간이 안가서 지루했다.
트래블월렛 카드를 쓰려고 했는데 결제가 거절당해서 등줄기에 땀이났다. 그래서 다른 신용카드로 긁었는데, 알고보니 카드에 달러만 충전해두었기 때문이었다. 여기는 베트남 동으로 결제되는데^^; 달러로 결제해달라고 했으면 긁혔으려나? 해외결제 수수료까지 안고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여... 스타벅스는 게다가 베트남 물가에 비해 글로벌 스탠다드다..
그렇게 올라탄 비행기!
베트남 항공 타고 하노이 - 시엠립
3. 캄보디아 입국신고서
그렇게 반미 하나를 먹고 나니 드디어 준비한 것을 주는데, 바로 입국신고서다!
사실 E비자를 신청하고 마음 편하게 있던 나는 또 습관처럼 구글링을 하는데 캄보디아 여행에 뭔가 또 공문서같은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뭐지? 했더니 입국신고서를 비행기에서 작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걸 모르는 엄마는 동공지진, 엄마 걱정마. 내 갤러리에 다 있어.
드디어 시엠립 공항에 도착!
준비한 E비자 덕분에 빠르게 공항을 나와서 준비한 픽업서비스를 찾았다. 내 이름 피켓을 거꾸로 들고 주저앉아계신 기사님을 발견 ㅎㅎ 호텔 픽업 서비스는 무료였는데 툭툭인줄은 몰랐네? 오히려 조아 ㅋ
이비자도 툭툭 서비스도 모두 내가 공항에 내릴 때 허둥거리지 않으려고 돈과 바꾼 서비스들이었는데, 착착 순조롭게 진행되니 기분이 좋았다. 역시 머니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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